지난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공기가 나쁜 국가들의 석탄발전 비중이 모두 글로벌 상위권에 랭크된 것으로 조사됐다. 

각국의 에너지믹스(에너지원 다양화)와 대기질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음을 엿보게 하는 것으로,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는 앞으로 몇년간 석탄발전소가 계속 늘어날 예정이어서 대기 환경이 더 악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2017년 국가별 연평균 미세먼지(PM 2.5) 수치에서 한국은 25.1로,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12.5)의 2배 이상으로, 지난 2015년(28.1)보다는 다소 낮아졌으나 전년(25.0)보다 0.1 높은 수치다.

 

韓 석탄발전 증설 여전

OECD 회원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국으로 비교 대상 범위를 넓히더라도 인도(90.2)를 비롯해 중국(53.5), 베트남(30.3), 남아프리카공화국(25.0) 등과 함께 5위권에 들 정도로 대기 환경이 나쁜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국이 7.4이고, 중국과 한국의 인접국인 일본이 11.9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조차 안 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들 5개 국가는 각국의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석탄발전 비중에서도 모두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에너지기업 BP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남아공의 석탄발전 비중이 무려 87.7%에 달해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인도(76.2%)와 중국(67.1%)이 각각 2위와 4위에 올랐다. 3위는 폴란드(78.7%)로, 역시 연평균 미세먼지 수치가 20.9에 달했다.

한국과 베트남도 각각 46.2%와 39.1%로, OECD 35개 회원국의 전체 석탄발전 평균 비중(27.2%)은 물론 전 세계 평균(38.1%)보다 높았다. 

문제는 중국과 한국에서 앞으로 석탄발전소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신규 석탄발전소가 내년 2GW(기가와트)에 이어 2021년 2GW, 2022년 3GW 추가될 예정이다.

특히 전력생산 도매시장이 발전단가가 낮은 순서로 돌아가는 ‘경제급전(CBP·Cost-Based Pool)’ 방식이어서 석탄발전의 절대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한 한국의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의 경우 석탄발전 비중을 내년까지 55%로 낮춘다는 방침이지만 앞으로 2~3년간 무려 460여기(259GW)의 석탄발전소가 증설될 계획이다.

한국의 에너지믹스 현황도 심각하다. 현재 석탄발전이 46.2%로 선진국형으로 일컬어지는 OECD 회원국 평균 27.2% 보다는 OECD 비 회원국 평균 46.3%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편 1950년대 ‘런던 스모그’ 사태로 1만2000명이 사망한 영국은 2007년 35%에 달했던 석탄발전 비중을 6.7%로 낮췄고, 일본은 후쿠시마 사태 이후 석탄보다는 가스 위주의 화력발전으로 전환하면서 청정대기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미세먼지의 중국 책임론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중국이 지난 명절 때 폭죽놀이에 따른 미세먼지 중금속 농도를 대폭 증가시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中 명절 직후 국내 공기 중금속 14배 ↑

지난달 28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평택성분측정소에서 ‘중금속 실시간 분석기’를 활용해 대기 중 중금속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중국 명절인 ‘춘절’(음력설, 2월5일)과 ‘원소절’(정월대보름, 2월19일) 이틀 뒤인 지난달 7일 및 21일 폭죽 연소산화물인 △스트론튬 △바륨 △칼륨 △마그네슘 등 4종의 중금속 농도가 매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최대 명절로 집중적인 폭죽놀이가 이어지는 춘절 이틀 뒤인 지난 2월 7일 평택성분측정소에서 측정된 스트론튬 농도는 0.013㎍/㎥로, 2월 평균 0.001㎍/㎥보다 무려 13배 가량 높게 나왔다. 

이어 바륨 농도도 0.075㎍/㎥로 2월 평균인 0.016㎍/㎥의 5배, 칼륨과 마그네슘도 각각 1.068㎍/㎥와 0.170㎍/㎥로 2월 평균인 0.265㎍/㎥와 0.045㎍/㎥의 4배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역시 폭죽을 많이 터뜨리는 중국 원소절 이틀 뒤인 21일에도 스트론튬 0.005㎍/㎥, 바륨 0.035㎍/㎥, 칼륨 0.335㎍/㎥, 마그네슘 0.081㎍/㎥가 검출돼 2월 평균의 2∼5배 수준에 달했다.

스트론튬, 바륨, 칼륨, 마그네슘 등은 폭죽의 화려한 색을 내는 대표적인 금속물질로, 폭죽놀이 후에는 이들 금속 성분의 대기 중 농도가 증가해 초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미혜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중국의 폭죽놀이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것으로,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생원인 및 영향을 규명하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확한 미세먼지 성분 분석을 통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자료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석탄발전 공동포럼’ 운영

한편 한·중 양국은 석탄화력발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발전소 간 교류를 체계화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을 방문 중인 성윤모 장관이 지난달 27일 베이징에서 장마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장과 장젠화 국가에너지국장을 만나 에너지, 산업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장젠화 국장과의 면담에서 양국이 석탄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양국의 국제공조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성 장관은 양국 발전기업 간 개별적으로 진행했던 인력, 정보, 기술 교류를 ‘한중 발전기술 공동포럼’을 통해 체계화, 정례화하자고 제안했고 중국은 이에 합의했다. 

공동포럼은 양국 정부, 발전기업,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정례 포럼으로 올해 하반기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제2차 한중 에너지협의회와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다.

양국은 이를 통해 석탄화력발전설비와 환경설비에 대한 교류를 체계화하고 발전설비의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인 공조가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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