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증가 약화, 내수·수출 위축”… 경제전문가 “올해 성장률 2.5%” 

한국개발연구원(KDI)이 4개월 연속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경제 상황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발표된 ‘KDI 경제동향’ 2월호에 따르면 KDI는 한국경제의 최근 상황에 관해 “생산과 수요 측면에서 경기둔화 추세가 지속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기 둔화 정도에 관한 평가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수출은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는데 한 달 뒤에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경기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도 위축되는 등 경기둔화 추세가 지속하는 모습”이라며 경제 상황에 관한 경고 수위를 더 높였다.

이번에 내놓은 평가는 지난달과 비슷하지만, 범위가 ‘내수’와 ‘수출’에서 ‘생산’과 ‘수요’로 확대했다.

KDI는 산업 활동에 관해 “생산 측면에서는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낮은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건설업 생산도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반도체, 보건 및 사회복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증가세가 미미하고 건설업 생산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KDI는 “수요 측면에서도 내수와 수출 모두 위축된 모습”이라고 규정했다.

KDI는 설비투자 부진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비투자 지수는 지난해 10월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0% 상승했으나 11월에 9.3% 하락했고 12월에는 14.5% 떨어지는 등 낙폭을 키웠다.

KDI는 “1월 수출(금액 기준)은 반도체, 석유류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된 가운데, 세계 경제의 둔화도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정부 예상 보다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KDI가 국내 경제 전망 전문가 2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21명 응답)한 결과 응답자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평균 2.5%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2.6∼2.7% 수준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보다 우리 경제를 어둡게 전망하는 셈이다.

또 이들은 세계 교역량 감소로 수출이 하반기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수출액 증가율이 올해 2.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설문조사 때는 수출액 증가율을 4.1%로 예상했는데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보다 대폭 줄어든 589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됐다. 경상흑자 규모가 하반기 이후 점차 늘어날 것이지만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인 셈이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경상수지는 719억달러 흑자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문가들의 전망대로라면 경상흑자는 2012년 508억달러를 기록한 후 7년 만에 최소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