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호(대구경북연료공업사업협동조합 상무이사)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지난 1990년 가구별 난방비율은 연탄보일러 아궁이가 62.3%, 기름보일러 19.9%, 가스  5.2%, 전기 0.3%였다.

이후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도시가스 보급에 속도가 붙으면서 난방연료에서 연탄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2015년 인구총조사에서는 보일러연료로 도시가스를 쓰는 가구가 64.4%, 기름 12.1%, 전기3.5%, LPG 2.6%였다. 연탄보일러 아궁이는 1.5%에 불과했다.

그래도 난방연료로 연탄을 쓰는 가정이 여전히 전국에 14만여가구는 된다고 한다. 도시지역의 경우 이들 대부분은 고지대 거주 저소득층이다. 지리적으로 가스공급이 여의치 않은데다 무엇보다 연탄가격이 등유의 5분의 1 정도로 열량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큰 이유다.

이런 서민들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가격 억제정책을 써왔던 정부가 지난해 말 석탄가격 8%, 연탄가격을 20% 가까이 인상했다.

지구 온난화 및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생산자에게 지급해온 정부보조금을 폐지하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한다.

대신 연탄 사용 저소득층 지원금을 늘리고 보일러 교체비용 등을 정부가 전액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정도 지원금으로는 모자란다며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지난 연말부터 연탄 가격을 내려달라는 릴레이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국제사회와 약속을 어기고 연탄 가격을 저렴한 수준으로 묶어 둘 수는 없는 일이니 우선은 연탄을 사용하는 저소득가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값비싼 기름보일러 가구까지 포함해 도시가스로의 교체를 최대한 확대해야 할 것이다.

최근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및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방문이 예상되고 있는 지금 북한경제의 부흥 여부는 원활한 에너지공급에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북한의 가정용 에너지로 잘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가 모색하는 방향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면 어떨까 싶다.
국내적으로는 국내 석탄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와 가스발전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연탄산업의 전성기였다. 연탄은 서민들의 힘들고 고단했던 시절을 함께 버텨줬다. 날씨가 추워지면 창고에 연탄을 채워 넣는 것으로 겨울준비를 시작했다

그 시절 저녁 무렵이면 연탄 한두장을 새끼줄에 꿰어서 들고 퇴근하는 가장들의 모습은 흔한 광경이었다.

생활수준 향상과 도시가스의 보급으로 연탄 소비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만 연탄은 여전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는 절대적인 생필품이다.

어느 시인은 “나 아닌 그 누군가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이 돼라” 했지만 이제 연탄과는 작별을 고해야 할 시대가 온 것 같다.

- 이기호(대구경북연료공업사업협동조합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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