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 개막일인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왼쪽 사진) LG전자는 ‘CES 2019’에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인 초대형 ‘올레드 폭포’ 조형물을 설치했다. 관람객들이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코트라는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와 공동으로 현지시간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9(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역대 최대 규모의 통합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했다.

통합 한국관으로 참가하는 총 168개사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선도할 첨단 미래기술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창업진흥원과 공동으로 총 36개사로 구성된 스타트업관을 구성해 국내 창업기업의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함께 뽐내기도 했다.

미국소비자가전협회(CTA)가 주관하는 CES는 올해 전 세계 165여개국 4500여개 기업들이 참가하고, 관람 인원만 19만명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특히 2019년 CES의 5대 기술 트렌드로 △인공지능 △스마트홈 △디지털헬스케어 △e-스포츠 △스마트시티 복원력이 제시됐다.
참가기업들은 이러한 트렌드가 접목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임으로써 전시회를 찾는 바이어들과 참관객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냈다.

세계무대서 국내 중소기업 기술력 과시
이번 CES에서 눈여겨볼 만한 한국관의 참여 중소기업으로 길재소프트를 꼽을 수 있다. 길재소프트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다각도 초음파로 태아 얼굴을 촬영하는 3D기술 접목 VR제품을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마이크로시스템은 빗물과 먼지를 스스로 청소하는 유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으며, 포티투마루는 딥러닝 기반 검색 시스템이 최근 미 스탠포드 기계독해 경진대회에서 구글과 공동 1위를 차지해 큰 화제가 됐다.

CES는 매년 혁신적인 제품을 선정해 CES 혁신상(Innovation Award)을 수여하는데 한국관 참가기업 중 룬랩이 스마트 생리컵으로 피트니스, 스포츠 및 바이오 테크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종춘 코트라 부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우리 기업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혁신 제품이 미국을 비롯,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한의 성과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바이어 홍보와 신규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트라는 참가기업들이 내실있는 성과를 얻기 위해 북미지역 10개 무역관이 협력해 바이어를 유치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쳤다. 특히 아마존, HP, 뉴에그와 같은 유력 구매담당자를 초청해 한국관 참가기업과의 구매 상담회도 진행했다.

韓스타트업도 출사표
이번 CES 전시관 중에 샌즈엑스포 컨벤션센터는 전 세계 스타트업 집결지로 통했다. 삼성·LG·소니 같이 글로벌 기업은 컨벤션센터(LVCC) 본 전시장에 부스를 차렸지만 작은 강소기업들은 바로 이곳 샌즈엑스포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전시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경기콘텐츠진흥원도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등에 입주한 6개 기업을 이끌고 처음 CES에 도전장을 냈다. 오창희 진흥원장은 “150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는데 CES 같은 대형 전시회는 첫 경험”이라고 말했다.

101&코(Co)란 스타트업은 세계 최초로 수분화한(hydrated) 애완견 사료를 줄 수 있는 ‘피더 101’을 들고 왔다. 녹즙기처럼 생긴 제품은 건조 사료와 물을 넣는 통이 있다. 트레이(접시)가 돌아가며 기기 내부에서 사료와 물이 적절히 섞여 먹기 좋게 만든 ‘맞춤형 애완견 밥상’이 차려진다.

자전거 스마트 락(lock)도 눈길을 끌었다. 바이시클(자전거)과 보안(시큐리티)을 결합한 바이시큐(Bisecu)란 스타트업에서 자전거 앞바퀴에 휠처럼 채우는 열쇠를 갖고 왔다. 단순한 열쇠가 아니라 도난 위험시 경보음이 울리고, 주행중엔 LED 불빛이 번쩍이며 속도와 주행거리가 체크되는 다기능이다. 조작은 스마트폰에 앱을 띄워 원터치로 이뤄진다. 가족 구성원이 모두 앱을 내려받아 자전거를 함께 관리할 수도 있다. 여기다 공유자전거를 위한 GPS 관리기기 바이시큐 플러스도 선보였다. 공유자전거를 호출하고 관리할 수 있는 디바이스다.

장애인들을 위해 획기적인 가격의 의수 제품을 출품한 스타트업 만두로는 3D 프린터와 스캐너로 만든 3가지 유형의 의수 모델을 전시했다. 6가지 패턴으로 자극을 감지해 손가락을 펴 물컵을 쥐는 등의 동작을 수행한다. 보통 의수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반면 이 제품은 100만원대에서도 출시가 가능하다고 한다.

기업간 합종연횡 활발
한편 올해 CES에서 글로벌 TV 제품들이 전시된 형태를 살펴보면, 생산업체 브랜드 옆에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타 브랜드 로고가 붙어있는 점이 눈에 띈다. 단순히 더 크고 더 선명한 TV를 만드는 하드웨어 기술력이 TV 경쟁력을 좌우했던 과거와 다르게, 최근에는 TV로 볼 수 있는 콘텐츠의 범위나 인공지능(AI) 기술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역량이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애플과의 협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애플 기기 사용자들은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의 다양한 콘텐츠를 삼성전자·LG전자 등 타사 브랜드 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령 TCL의 경우 미국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로쿠 TV’를 적용한 4K·8K TV 제품들을 부스 중앙에 전시했다. 로쿠 TV가 탑재되면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으로부터 수많은 다양한 콘텐츠를 손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소니·하이센스·필립스·TCL·스카이워스·샤오미·하이얼 등 수많은 글로벌 TV 제조업체들이 구글의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TV 제품들을 전시한 것도 특이한 점이다. 이 같은 추세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제공업체로서는 보다 대중적인 하드웨어를 매개체로 삼을수록 자사 콘텐츠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하고, 가전업체들은 더 안정적인 플랫폼 제공업체와 손을 잡을수록 TV를 포함한 자사 제품군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기아자동차도 중국 검색포털 바이두와 협업해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샤오두가 탑재된 즈파오(스포티지)를 지난해 11월 광저우 모터쇼에서 선보인 바 있고, 추후 양산차에 탑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 흐름과 함께 기술 격변이 나타나면서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기존의 업종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추세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I·자율주행차 등 눈길
기술 발전으로 각종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흐름에 맞춰 IT 및 플랫폼 업계도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구글의 부스 내부에는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호환되는 다양한 가정용 제품들이 전시돼 가전업체를 방불케 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두 사람이 다른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통역 모드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이 부스 안에 마련됐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AI 스피커 구글홈 등에 들어간 구글 어시스턴트는 이달 말 기준 10억개의 장치에 설치될 예정이라고 구글 측은 설명했다.

인텔은 워너브러더스와 손잡고 자율주행차 내부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기술을 선보였다. BMW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자율주행 차량으로 개조해 ‘배트맨이 사는 고담’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전시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교통 현황을 파악하는 기술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내 IT 기업 중에서는 로봇·자율주행 기술을 내세운 네이버를 비롯해 한글과컴퓨터가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과 로봇 기술 등을 전시했다. 이밖에 셀바스는 AI 헬스케어 솔루션 ‘셀비 체크업’을, 올리브헬스케어플랫폼은 복부 지방측정 기기를 각각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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