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섭(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종합순위는 140개 국가 중 15위지만 세부항목에서 창업비용(93위), 기업 내 창조적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정도(35위), 혁신기업의 성장(37위) 등이 낮게 나타났다.

세계은행(WB)이 조사한 26개국 창업기업의 3년 생존율을 보면 38%인 우리나라가 25위로 1위 스웨덴 75%와 비교할 때 낮은 생존율의 창업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재도전 기업 생존율이 전체 창업기업 대비 약 2배 이상 높지만 재도전 비율은 7.2%에 불과해 창업 재도전 의욕도 낮음을 시사하고 있다.

OECD가 창업비율을 기회형과 생계형으로 구분해 각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 이스라엘 58:13, 미국 54:26, 영국 53:30, 일본 46:22로 기회형이 생계형을 압도했지만 우리나라는 21:64로 생계형이 기회형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신생기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고 한번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도전정신이 퇴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벤처기업은 3만5282개로 1998년 확인제도 시행 후 17.3배 양적 성장했다. 그러나 벤처캐피탈 투자기업은 3.7%에 불과하고 90%가 기술평가 관련으로 확인받았다.

WEF가 벤처자본 이용가능성(53위)을 낮게 보는 이유도 고급인력의 기술혁신형 창업 부진 등 투자자에게 매력 있는 기회추구 사업을 선보이지 못하기도 하지만 도전적 벤처투자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 평균수익률(IRR)을 보면 미국은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4년간 10.9%인 반면, 한국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15년간 3.8%에 불과하다.
이제 양적 성장을 넘어 벤처창업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할 때이다.

투자할만한 혁신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규제 등 애로요인 해소가 선행돼야 투자가 원활히 이뤄져 투자와 회수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한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관련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금융위원회 소관 신기술사업금융회사 관련 ‘여신전문금융업법’은 벤처캐피탈이라는 기능은 동일한 금융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투자할 기업의 업력, 자금지원 방법 등에 차별성이 있어 창업투자회사의 사기를 떨어뜨리므로 법률의 통폐합이 필요하다.

초기투자는 모태펀드가 맡고 중·후기투자는 성장사다리가 맡는 방법 등 사업 영역 분리가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민간 주도의 모태펀드를 새로이 조성해 정부 주도의 모태펀드와 영역, 역할 등을 규정하고 벤처기업 육성에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기부가 벤처기업 정책과 제도, 예산을 통합 관리·조정해 벤처산업 생태계 조성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각 부처로 분산된 벤처지원 사업을 통합 관리하면서 핵심적인 개선사항을 우선 추진할 수 있도록 업무조정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이스라엘, 미국, 스웨덴, 핀란드 등은 단일부처가 혁신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아이디어 선별, 기술·인프라지원, 투자판로연계 등 창업 전주기에 걸쳐 지원하는 통합 지원 체계를 운영 중이다.

정부는 창업환경 및 성장기반을 구축하려 1997년 3월 벤처기업 창업 활성화 종합대책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90여차례 이상 벤처·창업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이제는 벤처창업정책 실효성을 제고하는 정책에 집중해 질이 좋아지는 벤처기업을 육성할 때다.

- 윤병섭(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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